[한승윤의 무수골 산책] 한탕주의 김치 코인의 몰락

[한승윤의 무수골 산책] 한탕주의 김치 코인의 몰락 타이틀

“내 발명품이 여러분 모두에게 고통을 줘 비통하다.”

시가총액 기준 10위권이었던 한국산 스테이블 코인 테라USD(UST)와 루나(LUNA)를 개발한 권도형 테라폼랩스 CEO가 자신의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밝힌 사과문이다. 그는 일명 ‘한국판 머스크’로 불리며 지난 4월 비트코인 15억 달러(약 1조8000억 원)를 한번에 사들이며 시장을 깜짝 놀라게 한 바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가상자산 거래소 OKX는 블록체인 업체 테라폼랩스가 발행하는 UST를 상장 폐지했다.

한때 410억 달러(약 52조 원)까지 불어났던 한국산 코인 루나의 시가총액은 99.9% 빠졌다. 루나의 현재 가격은 0.0001달러로 사실상 휴짓조각이 됐다. 불과 일주일 전만 해도 10만 원대 가격을 유지하던 루나가 1원으로 추락하는 데 걸린 시간은 나흘이다. 인터넷 상에는 적게는 수천만 원, 많게는 수십억 원이 허공으로 사라졌다는 인증이 쏟아지고 있다. 국내 4대 코인 거래소에서 루나를 보유한 투자자는 약 20만 명으로 추정된다. 현 시점에서 UST와 루나의 회복은 쉽지 않아 보인다.

루나 후폭풍으로 대규모 인출 현상이 이어지면서 비트코인 급락을 초래하는 등 글로벌 가상화폐 시장에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개월 사이 세계 가상화폐 시가총액은 1천300조 원 가까이 사라졌다.

스테이블(stable) 코인은 기존 코인보다 안정성을 높인 상품으로, 보통 미화 1달러와 1개 코인의 가치를 연동하는 코인을 말한다. 테더(Tether, USDT)나 USD 코인(USDC)이 대표적인 스테이블 코인이다. 이들은 은행 계좌에 달러를 예치하고 이를 바탕으로 코인을 발행한다.

UST는 스테이블 코인을 표방했지만 안정성을 담보하는 방식이 다르다. 대부분의 스테이블 코인이 달러, 금, 국채 등 실물자산을 담보로 하는데, UST는 자매 코인(루나)을 발행해 가치를 떠받치도록 만들어졌다. 일명 ‘돌려막기’ 구조다.

UST와 루나의 폭락 사태의 시작은 투자자가 UST를 매각하자 루나 가격도 함께 떨어졌다. 뱅크런(대규모 인출)이 일어나며 시장의 패닉을 몰고 간 것이다. 이번 사태는 암호화폐 시장의 투기적 민낯을 그대로 드러냈다.

한국산 암호화폐 UST‧루나 발행업체인 테라폼랩스의 권도형 CEO의 배우자가 경찰에 신변보호 요청을 했다.

최근 위험자산에 투자하는 시대가 끝났음을 보여주는 신호가 속속 나오고 있다. 두나무 업비트의 공포·탐욕 지수에 따르면 15일 암호화폐 시장의 심리지수는 26.73로 ‘공포’ 단계다. 탐욕지수는 디지털 자산에 대한 지수로 0으로 갈수록 공포(시장 위축)을, 100으로 갈수록 탐욕(시장 호황)을 의미한다.

“암호화폐의 95%가 사라질 것이며, 그런 망해가는 회사들을 구경하는 것도 즐거움이다.”

UST와 루나가 폭락하기 일주일 전, 해외 SNS 방송에 출연한 권도형 CEO가 ‘가상화폐 미래’를 묻는 질문에 답변한 말이다.

감독의 사각지대와 한탕주의 풍조 속에서 코인을 찍어낸 회사는 돈을 벌지만 피해는 투자자의 몫이다. 투자는 자기 책임이라는 원칙을 되새겨야 한다.

한승윤 칼럼니스트(메이다이닝·메이다이닝웨딩 대표)
한승윤 칼럼니스트는 꿈을 향해 달리는 사람과 삶의 무게에 짓눌린 이들을 위해 공감과 위로가 되는 글을 써오고 있다. 국내 최초 힐링·외식 융복합 공간 ‘메이다이닝’ 브랜드 론칭을 성공시켜 ‘3년 연속 아시아가 주목한 청년경영인’에 선정된 바 있다. 현재 아시아 최대 규모(1만 9834m²)의 트리아트(tree art, 살아 있는 나무 조형 예술) 정원인 시크릿가든을 품은 ‘메이다이닝 그룹’의 최연소 CEO로 재직하며, 북한산 국립공원의 가치와 아름다움을 내·외국인에게 널리 알리는 활동하고 있다.

About Kevin Choi

AVING News Report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