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초임계’ 반도체 장비 기술 中에 유출… 믿었던 협력사에 ‘뒤통수’ 맞았다!

세메스 천안 사업장 | 출처 – 세메스

삼성전자 자회사가 보유한 최첨단 반도체 제조 장비가 중국으로 유출됐다. 유출된 장비는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된 ‘초임계 세정 장비’로, 유출에 가담한 자회사 전직 연구원 등 4명이 구속 기소되었다.

지난 16일, 수원지방검찰청 방위사업·산업기술범죄형사부(부장검사 이춘)는 삼성전자 자회사인 세메스의 ‘초임계 세정 장비’를 중국으로 유출한 세메스 출신 직원 2명과 협력사 관계자 2명 등 총 4명을 부정경쟁방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했다고 밝혔다.

초임계 세정 장비는 초임계(액체와 기체를 구분할 수 없는 상태) 이산화탄소로 반도체 기판(웨이퍼)을 세정하는 장비로, 초미세 반도체의 기판 손상을 최소화하는 기술로 알려졌다. 이는 세메스가 세계 최초로 개발했으며, 지난해 반도체 분야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되었다.

이는 SK하이닉스를 포함한 다른 경쟁사들도 관심을 보였을 만큼 혁신적인 장비로 평가받고 있다. 그러나 세메스는 초임계 세정 장비를 현재까지 D램 메모리와 파운드리 등 삼성전자가 보유한 최신 공정 전반에 독점으로 공급했다. 또한 기술 유출을 우려한 삼성전자는 세메스 개발 인력들의 전직을 금지하는 약정까지 맺은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 수사에 따르면, 이들은 세메스서 퇴직 후 2018년 중국의 한 연구소와 접촉해 초임계 세정 장비를 그대로 만들어주겠다며 생산설비가 없는 상태에서 18억 원을 받아냈다. 이후 중국 자본가와의 합작으로 회사를 설립해 초임계 세정 장비를 만들어 넘겼으며, 지금까지 총 800억 원의 부당이득을 챙긴 것으로 조사됐다.

더불어, 이와 같은 과정엔 세메스의 협력사들도 기술 유출에 가담한 것으로 드러났다. 협력사들을 통해 세메스 초임계 세정 장비에 납품하는 것과 같은 부품을 3배 가격으로 사들인 뒤, 똑같이 조립해 단기간에 장비를 만들어 넘기는 수법이다. 철저한 보안으로 도면 및 핵심 인력 입수가 어려워지자, 중국 측에선 부품 협력사들과 접촉해 공정 전반을 복제하는 식의 수법을 동원한 것이다.

이번 사건으로 삼성전자 내·외부엔 핵심 연구인력 관리 및 퇴직자 보안 강화와 함께 협력사 보안 문제가 다시 대두될 것으로 전망된다. 검찰 역시 기술 유출 전반을 기획, 설계한 배후 인물과 추가 가담자 존재 여부를 파악하기 위해 수사력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사건이 발생한 2018년엔 초임계 세정 기술이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피의자들은 산업기술 유출 혐의만 적용받게 되었다. 현재 조사를 받는 피의자들은 독자 기술로 동일 장비를 제조해 중국 측에 정상 판매한 것이라 주장하고 있다. 그러나 검찰은 해당 설비가 삼성전자의 맞춤형 장비인 만큼, 독자 기술로 제조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판단을 내려 수사를 진행 중이다.